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이 성추행 및 갑질을 일삼았다며 주임교수인 전모 교수의 파면을 주장하면서 투쟁에 나선지 20여일이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대의 미온한 대처에 학생들은 조속한 조사와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16일 '2018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재학생 비상대책위원회' 학생들이 제주대 잔디마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재학생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제대멀티)는 지난 6월 12일 대자보와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전모 교수의 만행을 폭로하면서 본격적인 저항운동에 들어갔다. 

◎조사기관 최대 6개월? 9개월까지 갈 수도 있어

이에 지난 6월 27일 제주대학교는 본격적인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제대멀티 학생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일정이다. 지난 27일 도양회 제주대 연구윤리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고가 교재 강매’, ‘교권 남용’, ‘공모전 참가 상금 배분 강요’ 등의 사실 조사가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조사 결과가 내년 1월에나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조사결과에 대한 재심의까지 들어갈 경우 최대 90일이 더 연장될 수 있다.

제주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이의신청 기간 최대 30일에, 접수한 날로부터 재심의 기간 60일을 합하면 최대 90일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자칫 전모 교수의 조사 결과가 내년 4월까지 갈 수도 있는 지경이다. 졸업을 코앞에 둔 학생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

제대멀티 비대위원장 A양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에서는 학생들 22명 전원에게 서면진술서까지 쓰게 했으며, 공모전 상금 배분 문제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피해자인 우리에게 자료를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A양은 "이렇게까지 학생들이 협조하고 있는데 6개월씩이나 걸린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번달 안에 조사를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규칙상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6개월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고 답답해 했다.

▲제주대학교 본관의 모습@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일단 학교에서는 규칙에 따라 인권센터와 징계위원회, 연구윤리위원회에서 각자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자료 제출 요청건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학교가 조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증거수집이 필요하며, 학교가 조사한 내용과 학생들이 가진 자료를 비교검토해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제대멀티, "방학 안에 끝내야" 촉구
교육부에 탄원서 제출...12일 시청서 집회 예정

하지만 조사가 늘어나고 일정이 길어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이다. 사실상 학생들은 계속 서면조사와 면담 등을 받으면서 졸업준비마저 버거워하고 있다. 게다가 8월 말 2학기가 시작되면 사실상 지속적인 저항운동을 펼치기 어렵다. 따라서 A양은 "늦어도 8월 전에 끝나지 않으면 학과공부와 조사를 병행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제대멀티 학생들은 5일부터 교육부에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22명 개인이 각각 탄원서를 넣고 있다. 또한 제주여성인권연대와 함께 오는 12일 목요일 오후 7시 제주시청에서 집회도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부설 제주여성자활지원센터장은 <제주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집회에서는 제대멀티 활동의 경과를 보고하고, 재학생과 졸업생, 시민 발언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명희 센터장은 "현재 조사가 피해자에게만 자료를 요구하고 가해자가 반박할 시간적 여유를 주는 상황"이라고 개탄하며 "학교가 좀더 피해자인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인 인권적인 차원에서도 올바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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