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제주국제관함식 개최를 취소하는 것보다는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수석이 국제관함식 문제를 두고 "마무리단계이니"라고 언급한 것.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제주강정민군복합관광미항에 열릴 예정인 국제관함식 문제로 제주를 방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의 입장을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해군은 올해 10월 국제관함식의 민군복합관광미항 개최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지난 6월 국제관함식 대행 및 종합홍보 용역을 입찰하면서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키도 했다. 따라서 강정마을회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국제관함식 문제가 제주사회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이용선 수석은 제주도정 및 제주도의회 의장단과 면담을 하고, 강정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려 한다며 제주 방문의 목적을 밝혔다.

이날 이 수석은 제주에 도착하자 마자 오전 11시 10분경 제주도청 도지사실을 방문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했다. 이날 면담자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오전 제주도청 도지사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이어서 열린 제주도의회 의장단과의 면담에서는 모두발언과 최초 면담 내용은 기자들에게 오픈됐다. 이 자리에는 김태석 의장을 비롯해 허창옥, 김희현 부의장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석 의장은 "제주도가 한반도 남단이어서 따뜻한 곳이지만 춥게 만드는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할텐데"라며 국제관함식 문제를 넌지시 언급했다. 

그러자 이용선 수석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자신이 1999년 자신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으로 있었을 때 제주감귤의 과잉생산이 문제가 되어 5천톤을 북한에 보내는 일을 도운 적이 있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김태석 의장은 "북한에 감귤도 보냈었는데 강정문제도 평화적으로 가야 할 것 아니겠느냐"며 "북한에 제주감귤 보내는게 평화의 일환이라면 강정도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수석측이 비공개를 요구했지만, 의장단에 국제관함식과 관련해서는 공개적인 발언이 필요하다며 일부 공개를 요구했다.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면담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김 의장은 "먼저 해군이 너무 말을 바꿔서 절차적 투명성, 정당성을 상실해 마을주민들이 불신하게 됐다"며 "저는 관함식 관함식 콘텐츠가 어떻게 됐든 군사작전 아니라고보는데 처음부터 더디지만 과정을 투명하게 했으면 이런 사태가 덜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장은 "의회 의원 전원이 정부에 개최반대 촉구결의안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라며 "군이 선명하다시피 한 권위주의에 아직도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수석은 "과정상 관리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최종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단계여서"라고 말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허창옥 부의장도 "강정항은 해군기지가 아니고 민군복합관광미항인데 그런 차원에서 주민과 화해 상생은 정부든 해군이든 제대로 내놓은 적 없다"며 "주민 동의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함식 한다는 것은 도민을 무시하는 해군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희현 부의장도 "그동안 강정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온 상황에서 주민들이 다시금 또 상처주는 상태가 됐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평화발전 과정에서 치유부터 설명해야 하는데, 민군복합관광미항을 해군기지 방향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수석은 "도민대표기관이 의회이고 관함식 관련해서 뜻하지 않게 의도하지 않게 갈등 확산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나 군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다음 발언이다. 이 수석은 "10년마다 벌어지는 행사로 작년부터 강정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기획 잡고 있는데 공유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더군다나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결론을 내려서 실행할 단계"라며 "그런 단계에서 지역사회 의견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국제관함식은 국제행사이고 이미 모든 일정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바꾸거나 취소할 수 없는 행사라는 말이 된다. 결국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온 자리가 아니라 주민을 설득하고 개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면담을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점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이날 이 수석측은 도지사 면담과 의장단 면담에서 비공개를 거듭 요구했다. 이날 면담 직후 이 수석은 오후 6시경 강정마을 전현직 임원 등 주민들과 면담이 예정돼있다. 하지만 이 면담 역시 비공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수석은 면담 이후 발표나 기자회견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따라서 언론에 미리 알리면 안되는 내용이 있는 것인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2시에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과 만나며, 두서차례 미공개 면담을 이어간 후 오후 9시20분에 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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