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제주도청 존셈봉사회

지난 10월 20일, 제주에서 개최한 국제 스포츠 대회인 2018 트랜스제주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안내 및 구간 기록 측정, 음료․음식 보급 봉사를 했다.

트레일러닝은 산, 들판, 오름 등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거나 걷는 운동으로, 이 날은 외국인 350명 등 1000여 명이 참가해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가 인증한 56㎞, 111㎞ 부문으로 진행되었으며, 레이스를 마쳐야 하는 제한 시간은 56㎞가 15시간, 111㎞가 30시간이었다.

56㎞는 제주대를 출발해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백록담 정상, 사려니숲길, 절물휴양림, 한라생태숲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로, 나는 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피니쉬 구간으로 넘어가기 전인 한라생태숲 체크포인트(CP4)에서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대회가 시작되자 회원들과 테이블을 준비하고, 컵에 물을 채워 선수들을 기다렸다. 선수들이 먹기 좋게 과일 등도 잘라 놓았다.

1등, 2등... 선수들이 체크포인트에 들어섰고, 나는 구간 기록 측정을 했다. 소심한 나의 성격은 어디로 갔는지, 망설임 없이 회원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파이팅”을 크게 외쳤다.

24여 개 나라에서 온 외국 선수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

50여 킬로미터를 뛰고도 이제 막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처럼 쌩쌩한 선수, 다리 근육 통증으로 뛰기는커녕 걷기조차 버거워 보이는 선수...

‘이렇게 힘든 레이스를 내가 왜 신청했을까’라고 반문하며 함박웃음을 짓던 한 선수는 아마 내년에도 또 뛰게 될 거라며 트레일 러닝의 매력을 얘기하고, 한라산에서 바라보는 제주가 너무 황홀하다는 선수들에겐 우리 봉사자들 또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경관을 설명하며, CP에서 잠시 휴식하는 선수들과 다양한 이야기와 열띤 응원으로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

학창시절에도 봉사활동을 다녔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가야 했거나, 학점과 연관이 있어 조금은 억지로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서 순수하지 못했음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현재, 제주도청 청원경찰로 근무하면서 직장 내 봉사 동호회가 매주 다양한 봉사활동하는 모습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가입을 할까 말까 오랜 망설임 끝에 올 1월에는 내 스스로 존셈봉사회 회원으로 등록을 했고, 교대 근무를 하는 나는 업무 특성상 매주 참석은 못하지만 비번인 날에는 꼭 참여를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에 참여해 추억도 만들고 내 마음속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계기가 됐으며,

제주4.3 70주년을 기념해 故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삶터 환경정비 및 월령리 해안가 환경정비, 홀로 사는 어르신 초청 어울림마당, 홀로 사는 어르신 가정 도배봉사, 어려운 이웃들의 건강 먹거리 제공을 위한 고추장 만들기 등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쑥스럽고 망설여지던 마음을 접고 존셈봉사회 회원들과 진심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활동한 2018년을 돌이켜 보며 내 마음이 따뜻해 짐을 느낀다. 큰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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