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떠난 자리...

야생화 언덕에는 가을 들판을 온통 자주빛으로 물들이는

가을 오름의 주인공 '한라꽃향유' 천국이다.

제주의 오름은 제각각 다른 멋으로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여는 들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파란하늘과 가을햇살이 눈부신 360도 전망대

숨겨지고 감춰두었던 아름다운 명장면을 연출한다.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겹겹이 이어지는 오름 군락과 변화무쌍한 광야

산방산 뒤로 군산~월라봉~형제섬~단산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바다 위에 외로이 떠 있는 마라도와 가파도의 아련함

열두폭 병풍에 수채화를 그려내듯 마법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가을을 벗삼아 오름을 수놓는 가을꽃 '한라꽃향유'

향이 진하다고 붙여진 이름 '향유'는

빈약하지만 작은꽃들이 모여 무더기로 피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꿀풀과의 식물들이 대부분 향기가 강한 것처럼

식물 전체에서 나는 진하고 독특한 향은 밀원식물로 활용할 수 있다.

한라꽃향유는

꿀풀과의 한해살이풀로 한라산 특산식물이다.

햇볕이 드는 언덕이나 풀밭 또는 길가에서 볼 수 있다.

키는 7~15cm정도 자라는데

자주색 줄기는 네모지고 줄기 밑둥에서 가지를 친다.

달걀모양의 마주난 잎은 표면에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짙은 홍자색꽃은

9~11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촘촘히 달리고

납작한 이삭꽃차례를 이룬다.

꽃 모양은 한쪽 방향을 향하고 줄기는 바닥을 긴다.

입술모양의 꽃부리는 가는 털로 싸여 있고

작은꽃들이 빽빽하게 모여 큰 꽃차례를 만드는데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이다.

한라꽃향유는 줄기와 잎, 꽃에 잔털이 밀생하고

꽃향유에 비해 키가 작은편이다.

오름 언덕에는

화려한 자주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 오름을 뒤덮은

홍자색의 한라꽃향유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 군무를 펼친다.

아서라~밟을랴...

드물게 흰색의 한라꽃향유도 보인다.

죽어서도 오름과 함께 하는 제주 사람들

오름 정상과 기슭에는 산담 안으로 달걀을 얹어놓은 듯

깔끔하게 정리된 묘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한적한 오름은 말들이 주인일까?

말들은 등성이마다 말똥으로 흔적을 남기고

사정없이 풀을 뜯는 여유를 즐긴다.

바람코지라 바람이 머무는 까닭일까?

벼랑 위로 키 작은 한라꽃향유가 어우러져 터를 넓혀 나가고

야트막한 야산처럼 보이는 오름이지만

별천지가 여기인듯 정상에서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한라꽃향유의 꽃말은 '가을의 향기'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