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와 제주대병원 청렴도가 제자리 걸음이거나 한단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제주대학교는 다른 대학병원들과 비교해 최상위 등급이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고 있다.

▲제주대 본관ⓒ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제주대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20일 발표한 국・공립대학 및 공공의료기관의 2018년 청렴도 측정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21일 알렸다. 

이 보도자료에서 제주대는 "국립대학교병원 중 유일하게 최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는 짤막한 내용만 담았다.

최근 제주대 멀티미디어과 교수와 제주대병원 교수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주대학교의 청렴도나 조직문화에 심각한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대가 이런 보도자료를 내며 청렴도 평가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3등급은 보통 수준에 불과...부패방지제도는 한단계 하락

일단 제주대병원의 종합청렴도가 다른 의료기관보다 높다는 것은 사실이다.

권익위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국립병원 16개 기관 가운데 제주대병원의 종합청렴도는 3등급으로 나타났다. 2등급은 강릉원주대치과가 유일했으며, 3등급을 받은 병원은 제주대를 비롯해 부산대치과, 서울대치과 등 치과병원들뿐이었다. 종합병원 가운데 제주대가 유일하게 3등급을 받은 것.

그러나 자세한 면모를 살펴보면 고무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종합청렴도는 총 5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3등급은 보통 수준으로 볼 수 있기 때문. 권익위도 "공공의료기관은 소폭 하락하는 등 답보상태"라고 평했으며, "3등급이면 크게 높은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특히 다른 지표에서 제주대병원의 등급은 더 떨어졌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구매의 청렴도에서도 제주대병원은 3등급을 기록했지만, ▲환자진료, ▲내부업무, ▲조직문화, ▲부패방지제도 등의 청렴도는 4등급이었다. 특히 부패방지제도 청렴도는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한단계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제주대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제주대 청렴도도 하락세...심각 수준

제주대병원만이 아니라 제주대학교 자체 청렴도 평가 또한 하향돼있었다.

권익위의 4년제대학 등급표에 따르면 제주대의 종합청렴도는 3등급으로 지난해 2등급에서 한단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분야 청렴도도 작년에 이어서 3등급이었으며, 연구 및 행정분야 청렴도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단계 하락했다.

4년제대학의 청렴도가 매년 1%P 이상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 제주대의 청렴도 하락은 곱게 넘기기 어렵다.

▲4년제 국공립대학의 청렴도가 매년 개선되고 있는 반면 제주대의 청렴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대는 이같은 문제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권익위의 한 관계자는 "4년제 국공립대학의 경우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청렴문화가 자리 잡히면서 매년 청렴도가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제주대의 청렴도 정체 및 저하는 대학 내 청렴문화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제주대는 이번 평가와 관련해 별다른 점검이나 자체평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한편, 제주대에서는 이같은 지적과 관련해 아직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주대의 한 관계자는 "3등급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대학병원에 비해 높은 등급이어서 이같은 내용을 낸 것"이라며 "다른 내용들은 확인해보고 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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