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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오름의 왕국 '좌보미오름'

기사승인 2019.01.26  07: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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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송당~수산구간)

오름들 사이로 나 있는 도로 '오름사이로'로 불리는 '금백조로'

길 양쪽, 출렁이는 은빛 억새 사이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금백조로의 아름다운 곡선

겨울 빛바랜 모습의 억새는 작은 바람에도 부러질 듯 힘차게 움직인다.

(금백조로는 송당의 '본향당'에 좌정해 있는

당신(堂神) 중 하나인 금백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백조로가 한 눈에 들어오는 길 한켠에 주차를 하고

수직의 정원 '삼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좌보미오름을 향해 출발한다.

좌보미오름 위로 떠오른 눈부신 아침 햇살

가을 날, 한껏 아름다웠을 억새의 은빛 물결은 이미 빛바랜 모습이지만  

백약이오름 뒤로 선명한 모습의 한라산은 언제나 설레게 한다.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니 '좌보미오름' 들머리가 보인다.

 

좌보미오름은 표선면 성읍2리에 위치한

말굽형 형태를 하고 있는 표고 342m로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좌우에 봉우리가 있어 서로 의지한다는 의미에서 좌보메,

오름 모양이 범이 앉아 있는 형상이라

좌범이(左虎)라 불렀던 것이 '좌보미'로 변형되었다.

[좌보미오름 정상에서 바라 본 풍광]

정상에서는 영주산과 성읍저수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가운데 좌보미알오름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좌보미의 등성이는

오름의 멋을 한껏 만끽할 수 있고 탁 트인 경관은 눈길을 끈다.

[국가기준점]

지구상에서의 지리학적 위치인 위도, 경도, 높이를

지구표면에 영구적으로 표시하여 놓은 측량 시설물이다.

 

등성이에는 계절을 잊은 철쭉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자람터를 넓혀가는 빨간 열매가 탐스런 겨울딸기를 한 입 가득 넣었더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꿀맛이다.

잘 익은 겨울딸기는 좌보미의 위용에 한 몫을 보탠다.

[철쭉]
[겨울딸기]

5개의 큰 봉우리와 4개의 굼부리, 작은 봉우리까지 13개의 봉우리들이

드넓은 벌판 한 가운데 아름다운 능선을 꿈꾸며 정겹게 둘러 앉은 모습이다.

좌보미알오름을 중심으로 좌보미오름 굼부리 안으로는

태역밭과 암설류군의 언덕들이 연이어 보이고

군데군데 이름 모를 묘들이 자리하고 있다.

주인공 좌보미오름과 조연을 맡고 있는 좌보미알오름  

군데군데 솟아 오른 기슭의 새끼오름들은 아마 엑스트라일까?

따라오는 그림자는 우정 출연을 서슴치 않는다.

배경이 다르고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는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남서, 북서쪽 기슭 아래 산재한 봉긋하게 솟아 오른 봉우리들은

지체 높은 양반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오름의 왕국을 만들어낸다.

숨도 고를 겸 잠시 뒤돌아보니

바다에 떠 있는 궁전 '성산'도 한껏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동부 오름 능선들이 광활한 벌판에 한 편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바람을 탄 요동치는 격한 파도의 움직임처럼

순간 언덕을 강타한 바람에 격하게 반응하는 빛바랜 억새의 흔들림은

광활한 수산평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제주의 소리처럼 들린다.

봉우리를 내려오니 또 다른 오름 능선이 눈 앞에 버티고 있다.

겨울인데도 등 뒤에는 이미 땀이 송송 맺히고

잠시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숲길은 기쁨이 되어준다.

[경방초소]

360도 전망대가 여기에...

한라산 치맛자락을 타고 내려온 겹겹이 이어지는 오름 군락

열두폭 병풍에 수채화를 그려내듯 마법같은 풍광이 펼쳐지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탁 트인 경관은

나를 위해 보여주는 듯 잠시 착각에 빠져든다.

좌보미오름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금백조로에 주차하고 태역밭을 가로질러 왔기에

마지막 등성이따라 출발 지점을 향해~

오름의 굼부리는

원형 분화구의 흔적을 갖고 있는 모습 사이로 자그마한 둔덕들이

기러기가 떼지어 날아가는 모습처럼 줄지어 서 있고

군데군데 이름 모를 묘들이 보인다.

등성이에는 측백나무, 비자나무, 벚나무등이 조림되어 있고,

낙엽되어 앙상한 청미래덩굴의 빨간 열매가 겨울의 앙상함을 일깨워주고

푸르름의 상징 상록의 소나무가 길을 내어준다.

정상이 보이나 싶으면 다시 이어지는 오름 등성이와 굼부리

다시 불쑥 솟아난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다보니 살아왔던 인생을 되돌아보고 

삶의 정상까지는 어느 지점까지 왔나?

오름이 건네는 교훈 '마음의 소리'를 되새기며 내려간다.

[백약이오름]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스냅촬영 장소로 핫한

'오름에 자생하는 약초의 종류가 백가지가 넘는다'하여 붙여진 '백약이오름'

높은오름, 문석이오름, 그리고 거미 형상처럼 보이는 거미오름,

살짝 모습을 드러낸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까지

서 있는 이곳이 오름 천국이다.

좌보미오름의 매력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굼부리에서 잠시 쉬어가며 끝없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오름에 담겨져 있고

오름이 주는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이 생명인 제주

오름 사이 거미줄처럼 엮인 송전탑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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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koni62@hanmail.net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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