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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원희룡 지사, '협치' 전에 '염치' 먼저 찾아야

기사승인 2019.02.19  2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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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 결과 무시한 원희룡 지사, 녹지병원 소송에는 '의견과 지혜' 모아달라?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제주투데이)

최근 녹지그룹이 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 제한을 거부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는 19일 제주도의회 36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전하며 영리병원 문제에 대해서 거론했다. 원 지사의 관련 발언은 다음과 같다.

“최근 녹지그룹은 허가받은 내용 중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위법성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내국인 진료 제한은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불가피한 조치였다. 의료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이러한 원칙을 앞으로 계속 지켜나가면서 3월 4일로 다가온 개원 준비 시한을 전후해서 이와 관련된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아서 이에 합당하게 실제 상황에 대처해 나가겠다.”

녹지그룹이 행정소송을 제기하자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 그러나 도민들은 영리병원 개설과 관련해 의견과 지혜를 이미 충분히 모으고 나눈 바 있다. 영리병원 개설 허가에 대한 도민 공론조사의 결론이 바로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의 정수였다. 제주도는 ‘영리병원 개설 불허’라는 결론을 낸 공론조사를 위해 즉, 영리병원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3억원이 넘는 혈세와 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그와 같은 공론조사를 거쳐 도출한 결과를 무시한 원 지사가 녹지그룹으로부터 행정소송이 제기되자 이제는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원 지사가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거부하고 녹지병원 개설을 허가하자 도민들은 녹지병원 허가 철회를 요구하며 추운 거리에서 매주 토요일 저녁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요구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도민들의 의견과 지혜’를 요청한 원 지사의 최근 행보는 또 어떤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중단하고 입지선정 과정의 문제점들 해결하고 갈등 해소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국토부가 입지선정에 대한 각종 의혹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기본계획수립용역 강행하자 제주도는 기다렸다는듯이 ‘제2공항 주변지역 발전계획 수립 용역’ 발주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번달 또는 다음달 초에 관련 용역 공고 계획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지난 1일 기본계획 반영사항 발굴을 위한 연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제2공항 갈등에 대해 입으로는 국토부 책임으로 돌리면서 손으로는 주민 뺨을 때리는 격이다.

이날 인사말에서 원 지사는 제2공항에 대해 “제주의 미래를 준비하고 제주의 경제지도를 바꿀 제주역사상 가장 큰 국책사업”이라며 “제2공항이 가져올 변화가 워낙 중차대하기 때문에 도민들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도록 그리고 도민들의 문제제기와 도민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제주도정에서도 최선의 노력과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토부에 권한이 있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제2공항을 24시간 사용하고 주변에 에어시티를 만들겠다던 포부를 밝힌 2015년에 비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제주도를 배제되었다고 볼 멘 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도정이 불신받고 있는 데 대한 책임은 원희룡 지사 자신에게도 있다.

원 지사는 2015년 11월 성산읍 일대가 제2공항 예정지로 선정되었다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사전 타당성 조사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24시간 공항 운영 및 에어시티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서둘러 발표하지 않았던가.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도청 앞 천막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재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농성천막 강제 철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주민에게 원 지사는 오히려 농성천막을 설치한 데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맞서기도 했다.

원 지사가 말한 ‘최선의 노력과 준비 태세’는 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늦었지만 제주도정이 주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의 장을 만들어 테이블에 앉는 것. 그것이 현재 제주도청 앞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시작점인지 모른다.

원 지사는 민선7기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각계각층의 도민의 실상과 의견을 충분히 주고받을 수 있도록 형식을 가리지 않고 실질적 소통에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수차례 강조한 소통의 노력을 다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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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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