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향 향기에 젖다~

꽃과 나무들의 백화점, 곶자왈

제주 자연의 숨소리가 오롯이 남아 있는 생명을 품은 신비의 숲

따뜻했던 겨울은 일찍부터 곶자왈 봄소식을 전해온다.

듣기만해도 힐링되는 초록세상

일년 네 번 바뀌는 얼굴 속에 숨어 있는 하늘을 물들인 초록빛깔

옥 잔대에 은 술잔을 얹혀 놓은 듯

향이 천리를 간다는 백서향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용암이 흐르면서 빚어낸 예술작품 곶자왈

나무와 고사리들이 엉키고 설킨 독특한 형태의 원시림 일부분에 서 있는 듯

숲이 주는 신비로움에 자연스레 인사를 건넨다.

청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나무는 돌을 의지하고 돌은 나무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빈약한 빌레땅은 척박하지만 오랜세월 이곳을 지켜오면서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어준다.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

파란 하늘이 보이는 산책로 가장자리에는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작은 꽃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

곶자왈의 발레리나 '길마가지나무'를 만났다.

시간이 멈춘 듯 숨을 참아보지만 작은바람조차 원망스럽다.

버려진 땅, 용암숲 곶자왈

방치되었던 곶자왈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함이 유지되어

생명의 공간으로 귀한 섬의 일부분이 되었다.

하늘을 가린 자연림과 덩굴식물이 뒤섞여 숲을 이루고

곶자왈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주위는 어둡고

거친 바위 틈으로 기괴한 형상의 뿌리를 내린 나무,

늘 푸르름을 간직한 용암숲은 생명의 공간으로 양치식물들의 천국이다.

가는쇠고사리가 길을 내주고 더부살이고사리, 콩짜개덩굴 등이 깊숙한 곳에 터를 잡았다.

숲은 조용한 듯 하지만 햇빛과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중이다.

꼭꼭 숨겨두었던 곶자왈 비밀의 문이 열린다.

가시덤불과 나무들이 뒤엉켜있는 곶자왈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갈라진 바위 틈새로 나무가 자라고

고목이 된 나무는 쓰러져 썩어가지만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나무와 암석이 만들어내는 착생식물과의 공존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때 마다 스며드는 은은한 꿀내음

빌레 위로 살짝 얼굴을 내민

2월 신부의 부케를 닮은 순백의 사각별 '백서향'

솜사탕처럼 살포시 내려앉았다.

곶자왈의 봄을 향기로 알려주는 '백서향'

제주도 용암대지 빌레 곶자왈에 자생하는 작은 키 나무는

십자모양의 꽃은 동그랗게 모여 피고 진한 향기가 천리를 간다.

숲 가장자리나 겨울 햇빛을 볼 수 있는 낙엽활엽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일년 중 일정 기간 충분한 햇빛과 자랄 수 있는 조건은

곶자왈에 뿌리를 내려 자생하는 이유다.

바람이 머무는 숲길

빌레(너럭바위) 위에 만들어진 우마급수장은

봄바람이 만들어주는 작은 움직임에도 잔잔한 파문이 일어난다.

푸른 제주의 아름다운 민낯

한 걸음, 한 발짝이 그냥 스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곶자왈

끝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푸른 숲

자태를 드러낸 마법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초록빛 풍경은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통바람이 부는 꿈꾸는 숲, 곶자왈

자연을 머금은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누가 돌보지 않아도 꿋꿋하게 피어나는 곶자왈의 백서향은 생명을 불어넣는다.

아직은 차가운 봄바람이지만 백서향의 꿀내음은 곶자왈 가득

숲 속의 상큼함에 걸음을 늦춰본다.

봄이 노크를 한다.

이름을 불러주면 진한 향기로 다가와 준 '백서향'

하늘빛 미소가 아름다운 '큰개불알풀(봄까치꽃)'도 봄마중 나왔다.

곶자왈 깊숙한 곳에도 봄은 소리없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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