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 노조의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사정이 협의를 이어간 결과 최종 협상안을 타결하면서, 버스 파업이 철회됐다. 

제주 버스 노사정이 파업을 철회하고 합의를 이뤘다. 왼쪽부터 김승필 제주버스연합노조 위원장, 현대성 제주도 대중교통항공국장, 서석주 버스공제조합 이사장, 조경진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제주지역자동차노조 위원장(사진=김관모 기자)

◎임금 1.9% 인상, 탄력근로제, 친절무사고수당 도입

제주특별자치도와 버스 노조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노총 전국자동자노동조합연합(이하 전자노련) 제주자동차노조는 12일 저녁부터 회의를 진행한 결과 밤 11시 40분경에 합의서를 도출하고 사인했다.

그 결과 노사정은 2019년 인건비 총액기분 1.9%로 인상하고, 친절무사고수당 3만원, 교육수당(노사 협의)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인건비 부분은 올해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경조사 휴가는 각 회사별 단체협약에 준하며, 약정휴일은 기존 휴가일에서 1일 추가했다.

노선 종점지의 화장실이나 휴게실 등 복지 문제는 앞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도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한편 업무시간은 오는 7월 1일부터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액분을 보전한다.

제주 버스 노사정이 파업 철회에 따른 합의문에 사인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논란 많았던 합의 과정

이날 노사정은 애초 제주도청 2청사 3별관 회의실에서 모여 최종 협의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노사정은 도청에 모이지 못했다. 회의에 앞서서 전자노련 노조 측이 버스 노조들과 제주시 수목원길에 있는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에서 늦게까지 회의를 가졌고, 결국 도청 실무진이 본부 사무실로 찾아오면서 도청에서의 회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노조측과 도청 실무진을 비롯해, 한국노총 출신인 좌남수 제주도의원과 박원철 도의원까지 자리해 협상안을 논의했다.

결국 회의는 밤 10시까지 이어지면서 문구 및 금액 조정이 계속 논의됐고, 몇 차례의 문서가 오간 결과 최종 협상이 이뤄졌다. 

따라서 노조는 13일 예정된 파업을 취소하고 정상근무에 들어간다. 

제주 버스의 모습(사진=제주투데이DB)

◎노사정, "아쉬움 많지만 도민 위해 양보 이끌어낸 것"

이날 노조에서는 이번 협의와 관련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경진 전자노련 제주자동차노조 위원장은 "만족스러워서 받은 게 아니며 노조원들의 불만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도민을 담보로 (파업)한다고 비춰지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제주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가 조정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계속 5월 말까지 교섭연기를 말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재협의하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며 "지노위 위원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다보니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승필 제주버스연합노조 위원장은 "부족한 점 많았고 협의체가 됐다는 것이 큰 성과다"며 "앞으로 교섭이나 임금도 협의체에서 하면서 파업 없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측의 대표로 나선 서석주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은 "2,3개월 협의했는데 노정 모두 합의 이르는 데까지 애쓰셔서 감사한 말씀드리며, 도민에게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며 "다른 지자체보다 낮은 인상률로 노조에서 많이 양보한 점에 대해 합의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성 제주도 교통항공국장도 "대중교통이 파업이라는 비상사태에 도민들이 많이 걱정했었지만, 노사가 양보하고 설득하면서 파업 철회로 결정됐다"며 "앞으로 도민에게 친절하고 편리하는 대중교통 되도록 노사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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