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몰래 버려졌던 생활쓰레기의 출처가 제주도였던 사실이 MBC 피디수첩 보도로 밝혀졌다.

제주의 생활쓰레기가 필리핀으로 밀반입되면서 국제적 망신이 되고 있다. 제주시와 도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가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까지 도입하면서 쓰레기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외쳐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더이상 신용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피디수첩은 지난 12일 보도에서, 평택의 한 A업체가 제주도로부터 받은 6,300톤에 이르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생활쓰레기를 필리핀으로 밀반입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건은 작년 필리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필리핀 사람들에게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인식을 다시금 심어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심지어 이들 쓰레기는 반송조치를 당하자 이번에는 필리핀 민다나오섬으로 보냈고 이중 1,200톤이 반송조치됐다.

필리핀에 밀반입된 쓰레기가 한국에서 온 것으로 밝혀져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위의 사진은 한 외국 언론사의 기사(출쳐=Financil Times)

특히 이 사실을 제주시가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 묵인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피디수첩에 따르면, 이 압축쓰레기가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주시청이 이를 방기했던 것이다. 방송에 나온 제주시의 관계자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중간처리업체가 알아서 하게끔 하고 있었으며, 처음에는 "수출되는 건 모르고 국내에서 처리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다가 피디수첩 취재진이 평택 A업체가 제주시에 제출한 '폐합성수지폐기물 제안서'에 폐기물을 동남아시아로 수출한다는 내용을 확인시켜주자, 그제서야 제주시 관계자는 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제주시 관계자는 "쓰레기 때문에 미치겠다. 그냥 버리지도 못하겠고"라며 "우리는 그냥 승인해주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을 하지 않고 그냥 승인해준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는 "좀, 살살 좀 부탁한다"는 말까지 했다.

사진출처=피디수첩

이같은 보도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분개하면서 제주도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구와 관광객의 양적증가에만 매달려온 제주도의 관광개발중심의 정책추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허가하거나 허가절차를 추진중이며, 이를 부추기는 제2공항과 신항만 개발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과잉관광과 과잉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분명히 들어났지만 제주도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위험한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연합은 "생활환경과 환경기초시설의 수용력을 조사하고 검토하여 환경수용력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하며, 대규모 관광개발사업과 제2공항 기본계획 등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기초시설의 수요와 현대화 추진과 읍면에 미실시중인 음식물쓰레기종량제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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