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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거꾸로 가는 '제주식 투자유치'

기사승인 2019.03.14  05: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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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경제를 위해선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는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전경(사진출처 :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경제가 불안하다. 이를 극복할 뚜렷한 대안도 없다.

이런 가운데 다른 지자체의 투자유치에 대한 행보가 눈에 띤다.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가 도청 간부회의에서의 발언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2월 26일 간부회의에서 기업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출처 : 경북일보)

이 지사는 “기업이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 등에 입주하고자 할 때 법 위반사항이 아니면 기업의 입장에서 문제를 전폭적으로 해결해 주고 신속하게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특히 공무원이 기존의 사고에 갇혀만 있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업이 경북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까를 고민하고 기업의 입장에서 행정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미국의 기업 지원 사례도 거론하면서 "미국은 기업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전방위적 지원을 한다. 경북도 미국의 기업을 위한 행정을 배워야 한다. 투자유치는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사업가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 나자가"며 "규제보다는 지원 중심의 행정 체제로 바꿔 기업이 경북에 오면 다 해결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간부부터 일반직원까지 공무원들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6일자 경북일보 기사 제목 캡쳐

‘규제보다 지원'이란 슬로건으로 기업 투자유치에 사활을 건 경상북도에 비해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과연 어떤가.

제주도청 관광국 홈페이지 알림마당에 들어갔다. ‘제주미래가치를 높이는 투자유치’란 2019년 키워드가 보인다. 그리고 투자유치 다변화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자·지역상생에 역점을 두겠다고 한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관광국 알림마당 캡쳐

그러나 좋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구체적인 노력과 실천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이는 것은 제주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엄격한 잣대로 자본을 검증하고, 규제하고, 관리·감독하겠다는 말의 성찬뿐이다. 말로만 외치는 ‘투자유치’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의 ‘투자유치’를 하고 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의(4차) 개최결과 내용 캡쳐

설상가상으로 최근 개발 인허가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의 불공정한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유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특혜행정과 불공정 행정이 때문이다.   

형평성이란 같은 일을 두고 다르게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공정성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평등하게 취급한다는 의미다. 형평성을 상실한 특혜와 공정하지 못한 불공정한 제도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폐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분노의 근원은 바로 불공정과 편향된 특혜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짐 없이 원칙과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 지도자로 존경받는 것이다. 하물며 국가나 정부가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는다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되어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말 그대로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에 관련 법률에 의거에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어 육지부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제주도 스스로가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각종 인허가 권한들이 많다. 중앙정부로부터 행정권한이 이양되면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행정 권한은 막강해지고 이른바 ‘제왕적 도지사’의 출현도 가능해진 것이다.

원희룡 도정 1기에 이어 2기가 들어선 현재까지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정책들이 오락가락하며 논란과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제왕적 도지사 권한 때문이다. 도지사가 법을 지키며 권한을 발휘하면 도민사회의 단합을 가져오지만, 법을 어기며 제왕적 인치(人治)를 저지르면 도민사회의 갈등을 불러온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화련금수산장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지난 3월 8일 시행승인 고시가 떨어졌다. 이 사업은 기존 블래스톤 골프장 부지에 대한 편법개발 문제로 2017년 7월 당시 김태석 도의원(現 도의회 의장)이 기존 골프장 부지를 매입•편입시켜 꼼수•편법개발 의혹을 제기했던 사업이다. 무엇보다 원희룡 지사가 직접 밝힌 “기존 골프장을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하거나 골프장 주변 토지를 매입해 숙박시설을 확대하는 개발사업을 불허하겠다”고 한 방침을 스스로 위반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된 사업이다. 더군다나 도의회 동의 과정에서 과반 득표에서 겨우 1명을 넘겨 가까스로 통과되며, 도의회 또한 시민단체들의 규탄이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원희룡 지사가 직접 개발사업을 불허하겠다는 골프장 편법개발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재심의를 통해 자본검증을 형식적으로 했다. 인허가 승인을 전제로 자기자본과 모기업 차입금액 약 770억 원을 착공 전까지 예치하는 조건을 내걸고 결국 개발사업시행승인을 내주었다.

또 다른 사업으로 제주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과거 오라관광지 사업부지에 새로이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7년 6월경 환경영향평가협의 내용에 대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심사 중에 갑자기 자본검증위원회가 튀어나왔다. 당시에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도의회로부터 오라관광단지에 대한 자본검증 요청이 있었고 이를 적극 수용하여 철저하게 검증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행정절차는 진행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허가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돈부터 예치하라는 황당한 행정지시를 내렸다. 권력남용이다. 여론을 호도하려는 듯(?) 총사업비 중 분양수익을 제외한 자기자본의 10% 약 3,373억원을 ‘19년 6월 말까지 제주자치도 지정계좌로 예치를 하라는 무법적인 황제적 행정지시를 꺼림낌 없이 자행한 것이다.

제주자치도청 1층 로비 투자유치과 사무실 입구에 사인보드가 걸려 있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및 내•외국인 투자 동일지원’,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 처리기간 대폭 단축 : 22개월 → 10개월’이란 내용이다. 1년 9개월이면 대규모 개발사업을 2번이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시간임에도 3,373억원을 예치하라는 조건 그 하나 들을려고 오라관광단지 사업자는 1년 9개월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정행위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행정행위는 합법성, 투명성, 형평성, 신뢰성, 공익성 등은 민주적 가치 실현을 위해 행정이 반드시 가져야 할 기본적 가치인 것이다. 이를 위해 행정청이 행하는 행정작용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하여야 한다. 특히, 그 절차에 있어 투명성과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례에서처럼 똑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자 외국인투자사업을 가지고 어떤 것은 행정지침을 스스로 어기면서까지 개발사업승인을 내주고 또 어떤 것은 근거 법령에도 없는 무법적 억지 조건을 만들면서까지 개발사업승인을 지체 시키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행정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이런 무법적 관치행정과 투자상황은 국내외 투자자뿐만 아니라 도민들조차 납득하기 어렵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캡쳐

행정의 신뢰 하락은 해외든 국내든 투자기피를 불러올 것이다. 그 결과 악화되는 제주 경제는 더 악화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행정행위는 예측가능 해야 한다. 그래서 법과 절차가 중요하다. 예측불가능하다면 도민들도 혼란에 빠진다.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행정의 혼란, 투자환경의 혼란, 제주경제의 혼란으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을 권리는 우리 도민에게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 모두는 이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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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발행인 kty09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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