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필리핀 세부와 민다나오에 수출돼 물의를 일으킨 제주산 압축포장폐기물(이하 압축쓰레기)의 일부가 전남 광양항에서 추가 발견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왼쪽)와 고희범 제주시장(오른쪽)이 18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압축포장폐기물의 해외 반출 사건과 관련해 대도민 사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이 사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고희범 제주시장이 18일 오후 2시 30분 제주도청 기자실에 들어와 압축쓰레기의 해외반출을 사과하는 자리에서 밝혀졌다.

◎"군산항 외에도 광양항에 제주 쓰레기 보관 중"...제주도, 정밀조사 돌입

원 지사는 지난 2017년 계약된 9,262톤 중 이미 군산항 물류창고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8,637톤 외에 나머지 625톤은 광양항 부두에 처리되지 않고 보관돼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5일 광양항으로부터 제주시로 전화가 와서야 확인된 것으로, 현재 이 물량은 콘테이너 안에 보관된 상태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군산항에 전량이 있는 줄 알았던 압축쓰레기가 광양항에도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이번 압축쓰레기 사태는 지난 3월 12일 MBC 피디수첩 보도를 통해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제주시와 폐기물처리 계약을 맺었던 한불에너지(주)는 민간폐기물업체 (주)네오그린바이오에게 일부 압축쓰레기 처리를 맡겼다. 이에 네오그린측이 지난 2017년 이 중 2,712톤을 필리핀 세부에 반입하려고 하다가 실패하자, 2018년 1,782톤을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다시 반입하다가 역시 적발됐다. 

이밖에도 네오그린측은 9,262톤을 국내로 반입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처리되지 못한 채 군산항과 광양항에 2년 가까이 묶여있는 상태다.

제주 북부매립장의 압축포장폐기물이 쌓여있는 모습(사진캡쳐=MBC 피디수첩)

이에 원 지사는 “지난 금요일(15)일부터 주말에 걸쳐서 자체조사와 회의를 통해 사실 확인을 했다”며, “일차적인 조사는 마쳤고, 공식적으로 최종 책임자가 도정인만큼 도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원 지사는 “봉개매립장에 이번에 문제가 된 압축쓰레기와 비슷한 형상의 폐기물이 5만여 톤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더욱 심도 깊은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대안책을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압축쓰레기를 실었던 선박회사의 2억5000만원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서도 “시정과 도정의 책임자에게 보고 되지 않았던 이유도 확인해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부매립장의 5만여톤도 처리해야...미확인 쓰레기 4,712톤도 "확인 중"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기한 8천여 톤의 미확인 쓰레기 분량과 관련해서는 현재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은 “현재 15개 업체에 들어가서 최종 확인되지 않은 쓰레기 분량은 4,712톤”이라며 “지난주에 처리한 내역을 보내달라고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전했다.

일단 도는 지금까지 반출된 압축쓰레기는 대부분 고형연료라는 명목하에 밀반출된 압축쓰레기로 보고 조사에 임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고형연료라고 해야 서류상 통과가 되니까 그렇게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수분이 25%  이하로 줄이려고 건조시설을 설치하려고 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져서 그랬던 것인지 공법이 부실했던 것인지 이번에 정밀조사를 거쳐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앞으로 필리핀과 국내 항구에 있는 압축쓰레기를 확인하는대로 육지나 제주도에서 전량 소각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 쓰레기가 다른 지자체와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서 전량을 처리하는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희범 시장은 “동복리환경순환센터의 소각로 사용량이 1일 500톤”이라며 “현재 봉개동의 5만톤과 이번 물량을 합쳐도 2,3년이 걸리는 분량”이라며 “일단 소각을 하면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물질 배출 문제는 사라진다. 하루빨리 대안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제기한 필리핀 방문 제안과 관련해 원 지사는 “관세청이나 환경부, 필리핀 기관과 아직 실무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라며 “다른 지자체도 섞여있으니 제주도만 책임질 수 없으니 중앙부처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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