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당에서 지금 친일파 매도에 날마다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솔직히 필자는 씁쓸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일본인 중에 나경원 원내 대표에게 친일파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와 반대로 반일파라고 인식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절대 다수이다. 그것도 적극적인 반일파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고국에서 제일 가까운 일본 국내에서의 이러한 일본인 인식을 일본에 파견된 한국 외교관들은 물론 일본을 왕래하는 많은 한국인들을 통하여 잘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 대표에 대한 왜곡된 친일파 논쟁에 필자는 이해를 못하겠다.

필자가 나 원내 대표를 두둔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왜곡된 친일파 논쟁에 40년 이상 일본에 살고 있는 필자로서 이건 아니다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 원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었다. 

약 2년 반전인 2016년 8월 18일 필자는 제주투데이에 역설적 의미에서 나경원 의원을 필자는 <광복절 날 독도를 타케시마라고 선전한 꼴이 된 나경원 의원들>이라는 제목 속에 글을 썼었다. 몇 구절을 인용한다.

그해 8월 15일 광복절을기념하여 나경원 의원 일행 10명의 국회의원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독도방문단을 편성하여 의기양양한 개선장군처럼 독도를 방문했다.

그들이 모두 태극기를 들고 힘차게 휘들으면서 만세까지 부르짖는 모습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당당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흘렀다.

한국 국회의원단이 독도를 방문한다는 사실을 먼저 알았던 일본 정부는 독도 방문 중지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이 요청을 무시하고, 우리 땅에 우리가 방문하는데 무슨 소리이냐고 텔레비 인터뷰에서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나 의원 모습이 있었다. 

이 뉴스는 바로 이날 일본 각 방송국 텔레비를 통해 일본 전국 집집의 안방으로 흘러들어 갔다. 역사인식에 대해서 8월 15일의 '무조건 항복'을 일본인들은 '전쟁 패전의 날'인 이날을 '전쟁 종전의 날'이라고 해서 전국 각처에서 '종전기념일' 행사를 갖는다.

8월 15일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의 기념행사가 한일양국에서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역사인식의 부족함을 여러 각도에서 지적하고 그에 걸맞는 행사를 치른다.

독도는 그 대상에 최고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태어나서 유치원 전부터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우고 또 외우면서 자랐는데, 일본인이 자기네 땅이라고 하니 어처구니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독도를 방문하여 독도 사랑을 외친다.

한국의 민간인들이 독도 방문에 대해서 일본이 일일이 뭐라 못하지만 한국 정치가들의 독도 방문에는 언제나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나경원 의원 일행 국회의원 10명의 독도 방문은 일본 정부로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일본에의 도전이라고 인식했다.

전쟁을 이르킨 당사국으로서 패전의 날이니까 피해국에 대한 반성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피해국의 자손으로서 생각하지만, 일본의 종전기념일 행사를 보면 일본 국민들도 전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일반 일본인들의 인식을 가미한 행사들이 많다. 그래도 이날은 다른 날보다는 일본으로서는 숨 죽여야 할 날이고 숨 죽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 국회의원이 여야 관계없이 10명의 의원이 헬리콥터를 타고 공식적으로 독도를 방문했으니 일본으로서는 잘 됐다고 해서 숨 죽여야 할 이날인데도 공세의 날로 둔갑하고 말았다. 스가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강하게 비난하고 다른 정치가들도 일제히 이 행동의 부당성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들고 일어섰다.

비난의 중심 인물이 바로 나경원 의원이었으며 여성 의원으로서 기억하기도 좋으니까 어느 사이엔가 나 의원은 반일파의 선두 그룹으로서 낙인이 찍혔다. 일본 정부의 독도 방문 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여 태극기를 힘차게 흔드는 그들의 모습은 일본인들한테는 반일 중에 반일의 행동이었다. 

이때에 필자는 나경원 국회의원 10명이 독도 방문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인들은 반일파의 무모한 행동이라고 일제히 비난했지만, 필자는 반대로 그들의 독도 방문으로 일본인들에게 반감을 사게 하여 오히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 결과가 되었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그릇된 보수주의와 국수주의가 일본인들에게 설득력 있는 독도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하고 이러한 행동 때문에 필자는 '광복절 날 독도를 타케시마라고 선전한 꼴이 된 나경원 의원들'이라고 썼다. 이러한 필자의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 정치가들은 독도 방문을 자중해야 한다.

이러한 연유들로 나 원내 대표는 일본인들에게 반일파의 선봉자로 각인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친일파 매국노라는 말까지 나 원내 대표에게 퍼붓고 있으니 아연할 따름이다. 친일이라는 단어를 당파 정쟁의 무기로 사용하면 안된다.

3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제3차 임시회 본회의에서 나 원내 대표의 대표 연설 때, 필자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연설 내용도 아니었다. 연설 내용을 놓고 많은 고성 속에 더불어민주당 수뇌진들이 국회의장의 단상석까지 올라가서 문희상 의장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장면이었다.

야당 의원도아닌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의장석 바로 옆까지 서슴지 않고 올라가서 의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은 국회 권위를 스스로 무시하고 자기들의 힘을 은연 중 과시하는 권력의 남용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추태였다. 민의의 전당을 이렇게 무시한 이 점을 우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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