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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의 '탓탓탓'...주민 탓·문재인 정부 탓·부하직원 탓

기사승인 2019.04.12  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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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칼럼] 원희룡 지사의 남다른 책임 전가 기술

원희룡 지사의 유튜브 화면 캡쳐

원희룡 지사의 책임 전가 기술은 독보적이다. 제주도의회 371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원 지사는 도두하수처리장이 용량 초과 위험에 닥치게 된 것은 도두마을 주민 탓, 제2공항 갈등은 문재인 정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의 탓으로 돌렸다. 쓰레기 수출 논란에 대해서는 자신에 보고를 하지 않은 부하 직원들의 탓으로 돌렸다.

도정질문에 나서는 도의원들이 원 지사에게 말을 잘 한다며 칭찬(?)을 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날선 의원들에게 응답하는 원 지사의 활약을 보면 ‘원더풀 원희룡’(원 지사의 유튜브 채널명은 '원더풀TV'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자기 변론에 뛰어난 엘리트 공무원이 난데없는 장황한 역사교육(문종태 의원)과 호통세례(김희현 의원), 민원요청(고태순·김창식 의원 등) 따위의 고난을 이겨내고 끝내 자기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내용의 영화를 한 편 본 듯하다. '어벤져스'를 자처한 도의원들의 질문이 어찌나 가뿐했던지, 원 지사는 도정질문 중 쉬는 시간에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구독자 1000명 돌파를 기념하며 춤을 추는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도정질문에서 원 지사가 내뱉은 발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런 가관이 또 없다. 다양한 갈등으로 점철된 제주도의 현모습에 대한 책임을 대부분 주민과 정부, 국회의원, 부하직원 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 지사가 생각하기에 지역 갈등의 책임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에게 있는 모양이다.

원 지사는 영리병원과 제2공항 갈등의 책임은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 돌렸다. 원 지사는 영리병원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는 영리병원 추진 안 하려 한다고만 하면서 도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제2공항 갈등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의원의 무능을 지적한 김황국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 제2공항 공론조사 역시 제주도가 할 일이 아니라며 그 역할과 책임을 정부로 돌렸다. 그러나 물론 정부에 공론조사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드림타워 건설로 인해 도두하수처리장이 용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지적에 원 지사는 "전체 용량 4만톤 증설을 3년 전부터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민원과 갈등, 저항으로 무산되고 시간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도두앞바다 똥물사태’에 분노해 목소리를 내어온 도두동 주민들에게 드림타워 건설로 인한 하수처리 용량 초과의 책임을 돌린 것이다.

원 지사는 쓰레기 수출 논란의 책임을 온전히 부하 직원들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다. 보고를 받지 않아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쓰레기 수출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홍명환 의원의 질문에 원 지사는 “(전담부서에서는) 알고 있었던 걸로 본다. 보고받는 입장에서는 (쓰레기)건조 시설에 대한 예산 편성하고, 고형연료로 정상적으로 나간 걸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위원회를 거쳐서 수사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해당 부서의 직원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처럼 제주의 현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비껴갔다. 말을 잘 한다는 도의원들의 칭찬(?)은 원 지사의 이와 같은 책임 전가에 대한 지적으로 봐야 한다. 능력과 권한이 있어야만 책임도 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무런 책임도 도맡지 않는 원 지사의 지역 현안 해결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정치인은 연꽃만 바라보며 자기 갈 길을 가는 정치인이 아니라, 갈등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역할을 찾고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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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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