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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아빠' 이종철씨 "세월호 유가족은 진상규명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어요"

기사승인 2019.04.16  13: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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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아빠' 이종철 씨(사진=김재훈 기자)

세월호 참사. 해가 흐를수록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러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제주 지역 곳곳에 마련됐다.

단원고 학생으로 세월호를 탔던 이민우 군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현재 제주도 저지리로 이주해 와 생활하고 있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민우 아빠’는 거주지인 저지리에 위치한 ‘토리의 꿈’의 한 공간을 빌려 세월호 희생자 추모 공간을 지인들과 함께 직접 꾸렸다. 16일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추모 공간 한켠에는 집 거실에 두고 있던 이민우 군의 유품과 사진을 비치했다. 이민우 군이 세월호 참사 당시 손목에 차고 있던 손목시계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

저지리 세월호 추모 공간 한 켠에 비치한 민우 군의 유품과 이종철 씨의 편지(사진=김재훈 기자)

이종철 씨는 최근 아들 민우가 꿈에 찾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민우 꿈을 꾸면 그날 하루는 마음을 달래느라 종일토록 속수무책이지만, 아들이 찾아오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니 그것대로 마음이 쓰인다.

“아들 꿈을 꾼 지 오래 됐어요. 몇 개월 전에 한 번 민우 꿈을 꿨어요. 아들이 요즘 잘 안 오는 이유는 얼른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이뤄지니 좋은 곳 못 가고 떠돌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부모들이 매일 같이 잃어버린 자식 생각을 하니, 우리를 훌쩍 떠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추모 공간 한쪽에 전시된 전자 액자. 단원고 학생들이 갖고 있던 꿈을 알려준다. 사진 속 정다혜 학생의 꿈은 치기공사였다.(사진=김재훈 기자)

이종철 씨는 현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할 일을 하고는 있지만 다소 아쉬운 마음이다. 유가족들이 많은 기대를 걸었던 문재인 정부. 그러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2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유명무실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가 세월호 진상조사에 나선 건 고맙죠. 하지만 대통령이 의지가 있다면 특조위에 검찰이 함께 하는 걸 받아들여줬으면 해요.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은 이미 그 자체로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요. 조사단에 수사권을 주지 못할 거면 수사권을 가진 검경이 함께 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 해주길 바랍니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줬으면 해요.”

어느새 5년이다. 자식을 잃은 고통은 유가족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이 악화된 유가족들도 많아졌다. 이종철 씨 역시 몇 년 전 치아 20개를 뽑고 임플란트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았다.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유가족이 많이 있어요.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는 그 기대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한 정태준 학생(재릉초등학교 4학년)과 동생.(사진=김재훈 기자)

이종철 씨는 2015년 10월 제주도로 이주했다. 이후 다양한 사회 현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이종철 씨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고 난 뒤에야 비로소 사회적 문제와 국가권력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그 전에는 사회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내가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남들도 나에게 피해를 안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들 목숨을 잃고서야 그걸 알게 됐어요. 민우가 나에게 숙제를 준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아픈 곳에 찾아가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논란이 많았지만 세월호 특조위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로 들어가 있잖아요? 다른 사회 문제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의지가 얼마간 반영되었습니다. 다른 사회 문제도 같이 바라보자는 거죠.”

'민우 아빠' 이종철 씨(사진=김재훈 기자)

노란 리본과 팔찌,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 참사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걸 유가족들은 느끼고 있다.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가 지워져 가는 것 같아요. 국민청원이나 서명운동을 해도 동력이 잘 붙지 않는 것이 현실이더라고요.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니,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길 국민들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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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기자 humidtext@gmail.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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