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의 유튜브 방송...소통인가, 미련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으로 끝까지 가야 하나”

정치인 원희룡 평생 따라다닐 악몽 ‘공론조사’

제주 지역 소식이 인터넷 포털 인기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늘었다. 영리병원, 제2공항, 하수처리용량 초과, 쓰레기 매립장 포화, 비자림로 확·포장 등 제주 지역 현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지사의 발언과 행동은 큰 무게를 지닐 수밖에 없다. 현직 지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하고, 오히려 갈등이 심화되기도 한다. 이에 제주투데이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발언과 행적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세간의 반응을 살피고자 한다.<편집자 주>

(사진=원희룡 제주지사 유튜브 원더풀 TV 영상 갈무리)

#원 지사의 유튜브 방송..소통인가, 미련인가?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개설한 유튜브 방송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따라잡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는 있으나 조회수 1000회를 넘는 것도 힘겨워 보인다. 4개월 전에 올린 영상의 조회 수는 30회대다. 일각에서 대선 잠룡으로 추켜세우기도 하는 정치인의 방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그러나 원 지사의 유튜브 방송은 세간에 얼마간 회자되고 있다. 원 지사의 방송을 본 사람들의 평가는 ‘방정’과 ‘소통’ 사이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기간에 방송 구독자 수 1000명을 기념하며 막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며 도의원으로부터 핀잔을 들은 바 있다. 그러나 원 지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유튜브 방송 역시 업무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 원 지사는 오히려 더욱 의욕적으로 방송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제주도정 관련 내용보다는 다양한 국내 이슈(외교 문제까지)에 대한 시사 비평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에 중앙정치에 대한 미련을 유튜브 방송을 통해 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원희룡 지사의 유튜브 방송 영상 목록(사진=유튜브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으로 끝까지 가야 하나”

원희룡 제주지사는 15일 유튜브 방송에서 최근 기결수로 전환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 지사는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정치하다 생긴 문제를 사법으로 끝까지 가야 되는 건가 그런 마음은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내 정치 적폐 청산과 남북정상회담을 연결시키는 기상천외한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에둘러 말했지만 결국 남북 정상이 포옹하고 화해도 하는데 국내 정치적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논리다. 원 지사는 국내 정치적폐 청산 대상에 대해 “남북통일, 국민통합을 얘기하는 것과 잣대가 맞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원희룡 지사 유튜브 방송 원더풀TV 갈무리)

#정치인 원희룡 평생 따라다닐 악몽 ‘공론조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개원 시한 3개월이 넘도록 개원하지 않았다며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원 지사는 3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 녹지국제병원 개설에 대한 도민공론화 조사를 통해 나온 권고안을 거부하고 개설 허가를 내줬다.(원 지사는 공론조사 권고안을 거부한 국내 최초의 정치인으로 기록됐다) 영리병원 개설의 물꼬를 터주며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따랐다. 도민들은 물론 전국적인 비판 여론이 일었다. 원 지사에 대한 퇴진 운동도 전개됐다.

한편 원 지사는 제2공항 공론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국토부는 도민의견 수렴에 대해 제주도에 일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도 원 지사에게 공론조사를 촉구했다. 공론조사 권고안을 거부한 전력이 있는 원 지사에게 제2공항 공론조사는 큰 부담이다. 공론조사 권고안을 연거푸 수용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체제의 정치인으로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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