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지하수 오염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서부지역의 지하수는 이미 상당부분 오염돼있었으며 중산간 지역 등 고지대 지하수의 오염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정 제주’는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수준.

가축분뇨 등의 무단 방출로 제주 서부의 지하수 오염도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는 9일 ‘제주도 지하수 수질개선 및 오염방지 방안 연구 3차년도’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용역은 제주연구원과 연세대학교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맡았으며, 8억원의 사업비로 진행됐다.

그동안 제주도는 제주도 전역의 지하수 오염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3차년도 용역은 오염원별 질산성질소 저감방안과 지하수 수질개산 방안에 집중됐다. 

연구대상은 제주 서부의 고산리와 낙천리, 청수리 일대의 32개 농업용 관정과 6개의 관측공이었다. 

그 결과 제주 서부의 관정 중 59%인 19개소가 암모니아성 질소(NO₃-N)의 적정기준치 10mg/L(세계보건기구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mg/L 이상을 넘기면서 심각한 수준을 보인 곳도 5군데나 됐다. 

제주지역 관정의 암모니아성 질소의 오염 정도. 빨간 삼각형이 WHO 기준을 넘기고 있는 곳으로 크기가 클수록 오염 정도가 심한 것이다.(자료제공=제주연구원)

용역진에 따르면 이같은 지하수 오염의 주된 원인은 화학비료와 국지성 분뇨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진이 산정한 주요 오염원 발생부하량 결과를 보면, 제주도 전역의 오염원 중 가장 높은 것은 질소비료로 40톤을 넘고 있었다. 그 다음이 가축분뇨로 약 21.78톤이었으며, 개인하수는 5톤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서부지역의 경우에는 달랐다. 주 오염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가축분뇨였던 것. 특히 한림지역은 가축분뇨의 발생부하량이 9.6톤으로, 질소비료 2.1톤보다 무려 4.5배 이상 높았다. 

특히 용역진은 상류지역의 심부지하수의 오염도도 심각해서 하류지역의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고지대의 오염도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었다. 용역진이 지난해 11월와 올해 4월 서부지역의 고지대를 검사한 결과 8백미터 이상의 관정에서도 절반 이상이 암모니아성 질소 함양을 10mg/l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 지역의 양배추나 무 등 농작물까지 오염시키고 있었다.

따라서 용역진은 누수관정을 조사하고 재시공을 통해서 오염물질이 관정에 유입되는 것을 일차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주요 오염원 관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민교육을 강화하고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친환경 농업을 육성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축분뇨 액비 살포 제한지역도 지정하고 기준도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축분뇨 재활용 방안을 높이고, 유기질 비료와 액비 유통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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