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됐던 제2공항의 역할과 기능을 전면으로 뒤집는 결과가 나와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의 국제선 계획이 무산됐다. 따라서 제2공항의 기능과 경제성 효과 모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사진편집=제주투데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6월 19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은 주(主) 공항의 역할에서 밀려나 현 제주국제공항의 보조공항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공항간 역할분담은 제2공항이 국내선의 50%만 담당하기로 했다. 지난 2015년 국토부의 사전타당성용역(이하 사타)과 2016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용역(예타)에서 제2공항은 국내선 50%와 국제선 100%를 담당하는 것으로 결정돼있었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이것은 지난 4월 23일에 열린 기본계획 중간보고회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상황이다. 오히려 4월 중간보고회에서는 단순히 국내선과 국제선의 구분을 넘어서서 FSC(대형항공사)와 LCC(저가항공사)의 기능을 분담하는 대안까지도 논의가 됐었다. 

용역진은 이번 역할분담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를 이해당사자들의 반대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간 용역진은 지역사회의 거주민과 관광업체, 항공 이용자, 항공사, 정부부처 및 제주도청 등을 대상으로 역할분담 대안을 두고 만족도 조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이해당사자 대부분이 사타와 예타에서의 역할분담안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가장 큰 이유는 현 제주국제공항의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었다. 제2공항이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가져가면 현 공항 주변의 상권과 경제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근 주민의 국제선 이용의 편의성도 고려됐다. 제주도의 인구의 약 70%가 제주시에 몰려있는 이상, 성산공항이 국제선을 담당하게 되면 인근 주민들의 이동거리가 그만큼 늘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크게 고려된 점이 공항이나 항만으로 출국하거나 입국을 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수속인 CIQ(세관, 출입국 관리, 검역)다. 이미 현 공항에 CIQ 시설이 있으니 제2공항에 새로 신설할 필요없이 그대로 이용하는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기재부의 예타 보고서에서도 "현 제주공항의 단기확충 방안을 감안하고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효율적인 기능배분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다. 

제주국제공항의 모습(자료사진=제주투데이DB)

하지만 이 방안은 전혀 예상 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애초 제2공항의 건설은 포화된 제주공항의 역할을 나눠가지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현 공항의 위상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는 처음 목표와 반대되는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제2공항의 기능이 변화되면서 목표 수요량도 2,500만명에서 1,898만명으로 602만명 줄고, 제2공항의 규모도 예전보다 축소됐다.

국토부는 애초 65개소로 계획했던 여객계류장을 32개소로 줄였으며, 여객터미널도 16만2,400㎡에서 12만2,030㎡으로 변경했다. 주차장도 기존 3,500면에서 2,827면으로 크게 축소했다. 

따라서 제2공항 주변지역의 경제효과 예측도 전면 수정해야 할 판국이다.

이러다보니 벌써부터 제주사회에서는 국토부가 계획을 급선회한 것이 뭔가 감춰진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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