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사진=김재훈 기자)

김선 씨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의 자택이 아니라 제주 지역 갈등 현장을 찾아가는 쪽이 빠를 지 모른다.

김선 씨는 그만큼 제주 현안에 큰 관심을 갖고 시민의 역할을 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갈등 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피로할 법도 한 데 에너지가 넘친다. 가끔 '투덜이 스머프'가 될 때도 있지만 늘 서글서글한 표정이다.

김 씨가 시민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다.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2016년 도내 세월호 기억공간 지기로 활동했고, 이는 지역 시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김 씨는 제주도내 갈등 현장 이곳저곳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 거들고 있다. 좀처럼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딱 반 발짝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제주도청 앞에서 만난 김 씨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이 장마와 무더운 한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었다.

사서 고생이라는 말도 듣기야 하지만 김 씨는 타인의 아픔을 쉽게 외면할 수 없는 사람이다. 2018년 예멘난민들이 제주도로 들어오고 인종차별적인 ‘혐오광풍’이 불었을 때 김 씨는 그 혐오에 맞서 예멘인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인들로부터 기부받은 빵 등의 음식을 나누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한 달에 한 번, 한 주에 한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예멘인들을 위해 시간을 냈다.

그들에게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위해 동분서주했다. 김 씨는 예멘난민 이슈가 발생한 지 1년 넘은 현재도 예멘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자식 또래의 예멘인들이 김 씨에게 만들어준 이름은 ‘까마르’. 달이라는 뜻의 아랍어다. 그보다더 김 씨의 성품에 걸맞은 이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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