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지구촌 곳곳에서 쓰레기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자가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미래형 수거처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 중에서 도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무인 자동화 수거 장치'다.

◎음식물쓰레기 계량장비 안정화 단계...5천대 설치 바라본다

가장 먼저 추진된 장치가 음식물쓰레기의 무게를 자동으로 측정해 카드로 정산하는 음식물 개별계량장비(RFID)다.

제주도는 지난 2011년부터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6월말까지 4천694대(제주시 3,502대, 서귀포시 1,642대)가 제주도 전역의 클린하우스에 배치돼있다. 게다가 도는 올해 하반기에 읍면 지역에도 추가적으로 계량장비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장비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제주도는 4백대의 음식물 계량장비들을 교체하는 등 장비 개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자동화는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있는 셈이라는 평이 잦다.

제주도의 음식물쓰레기 계량장비의 모습(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

◎'무인'이라는 말이 무색한 재활용품 자동수거기

반면, 일반 가연성 쓰레기와 재활용품의 자동화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서귀포시를 시험무대로 캔·페트 자동수거 보상기와 재활용 도움센터 내 빈병수거기 사업을 하고 있다. 캔·페트 자동수거보상기는 하모3리와 중문동, 동홍동, 표선리 등 4곳의 재활용도움센터에, 빈병수거기는대정읍 동일1리와 안덕면 화순리, 표선리, 중문동 등 4곳의 재활용도움센터에 각각 배치돼있다.

제주개발공사에서도 제주올레6코스~8코스, 사려니숲길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 캔·페트 자동수거 보상기 4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제주시에서는 이번 7월부터 캔·페트 자동수거 보상기를 아라동과 이도2동, 용담1동, 등 4곳의 재활용도움센터에 배치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제주시 재활용도움센터에 있는 캔.페트병 자동수거 보상기의 모습(사진=김관모 기자)

이들 자동수거 보상기들의 가장 큰 이점은 '쓰레기를 배출하는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양 행정시들은 캔 1개당 10점, 페트병 1개당 8점으로 포인트를 매기고 금액으로 환원해서, 그 비용에 맞는 종량제봉투를 지급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2천 포인트 이상을 적립되면 현금으로 돌려준다. 한편, 빈병도 소주병 100원, 맥주병 130원을 책정해서 현금으로 반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기기들은 활성화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름은 '무인'이지만 실제 업무는 '유인'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수거기 안의 재활용품이 꽉 차게 되면 담당직원이 직접 내용물을 비워야 한다. 특히 빈병수거기 같은 경우에는 부피가 크고 수거횟수가 잦아서 24시간 인력이 배치하고 있어야 한다. 현금 반환업무도 사람이 직접 처리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 동문시장에 있는 K마트에서 지난 2017년에 빈병수거기를 도입했지만 AS가 미흡하고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자 결국 수거기를 철수시킨 바 있다.

결국 제주시에서는 빈병 자동 수거기 사업을 철회하고 방향을 바꾸어서, 사람이 직접 빈병을 처리하는 빈병수집소를 이번 7월에 설립했다. 

빈병자동수거기를 이용한 주민에게 직원이 현금을 반환하는 모습. 무인 자동 수거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사진제공=서귀포시)

◎가연성 폐기물 자동수거기 전국 최초 도입..."돈 먹는 하마 될수도"

올해부터 설치될 예정인 일반 가연성 폐기물을 버리는 자동수거기도 논란거리다.

제주도는 지난해 4억8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전국 최초로 '스마트 자동압축 컨테이너'라는 기기 4대를 도입하고 오는 8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기는 사물인터넷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종량제봉투 없이 일반 쓰레기를 그냥 버리면 기기가 자동으로 쓰레기들을 압축하고 소독처리를 한다. 이후 음식물 쓰레기 계량장비처럼 배출한 쓰레기의 무게를 측정해 카드로 계산한다. 이 기기가 활성화되면 도민들은 종량제 봉투없이도 일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기기에도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유지 및 관리 비용이다.

이 기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없어서 독일로부터 수입해온 것이다. 기기 한 대당 7천만원~8천만원에 이르며, 고장시 수리나 AS의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제주도가 4억8천만 원의 예산으로 들여온 '스마트 자동압축 컨테이너'의 모습. 제주도는 총 4대의 기기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나 비용편익에는 다소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게다가 자리를 차지하는 비중도 커서 제주도심 내의 재활용도움센터처럼 좁은 골목에 위치한 곳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다. 

이에 강성의 의원은 지난 7월 2일 제375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기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쓰레기를 압축해서 넣는 기기인데 일시적인 공간에 놓기도 어렵고 전기사용료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며 "환경교육센터가 실험하는 차원에서 도입한다면 몰라도 바로 도입해서 상용화하는 것은 알맞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취지가 좋더라도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만 많이 든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제주도는 무인 수거기 사업에 대해서는 비용편익부터 먼저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스마트 자동압축 컨테이너는 조천체육관에서 운영 대기중에 있다.(사진=김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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